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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경쟁과 각자도생(各自圖生)을 넘어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작성자 조근호 | 작성일26-09-13 16:17

본문

수요성경대학을 통해 느헤미야서의 교훈을 나누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과정에서 산발랏과 도비야의 조롱과 기습 위협이 이어졌지만, 백성들은 “지극히 크시고 두려우신 주를 기억하라”는 느헤미야의 믿음의 선포에, 다시 용기내어 성벽 재건을 위한 자리를 지켰습니다( 4).


성벽이 한창 올라가던 때, 성벽 밖 유대공동체에서 또다른 위기가 드러납니다( 5). 가난한 백성들이 생존의 위기와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는 동안, 일부 유대인 귀족과 민장들은 동족의 곤경을 이용해 높은 이자를 취하고 밭과 포도원, 그리고 집을 저당 잡습니다. 성 안에서는 서로를 격려하며 성벽 세우는 일을 감당하는 동안, 공동체의  어떤 이들은 빈궁한 동족의 가족과 삶을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책망하며 말합니다. “우리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행할 것이 아니냐”( 5:9).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말에 머물지 않고 삶 가운데 나타나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귀족과 민장들은 느헤미야의 서슬퍼런 책망과 강력한 요구를 잘 받아들여 이자를 그치고 담보 잡은 것들을 돌려주게 됩니다.


우리 사회 현실도 이 배경과 멀지 않습니다.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불안정한 일자리와 자영업의 어려움 속에서 누군가의 삶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립니다. 어떤 이는 이 불안한 현실을 더 큰 부와 명예 창출의 기회를 만들지만, 어떤 이에게는 넘기 어려운 장벽이 됩니다. 이때 신앙인은 단지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가”, “손해 보지 않는가”만으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의 이익을 향한 욕망이 더 약한 사람의 삶을 무겁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도 따져봐야 하는 것입니다.


한편, 12년 동안 재임한 느헤미야는 또 다른 차원의 하나님 경외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총독으로서 누릴 수 있었던 몫과 특권을 백성에게 무거운 부담이 되도록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므로 이같이 행하지 아니하였느니라( 5:15)라고 그 이유를 드러냅니다. 느헤미야에게 하나님 경외는 자신에게 주어진 지위와 권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느헤미야서는 성벽을 쌓는 일과 공동체에서 서로를 책임지는 모습을 서로 분리하지 않습니다. 성벽이 높이 올라간다고 해서 내부의 주저앉은 정의가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의 적을 막아내면서도 내부에서는 형제를 무너뜨린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의 회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 하나님을 경외하는 공동체는 삶의 자리에서도 그 경외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전주열린문공동체가 하나님 경외자로서 ‘하나님의 시선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 ‘자신의 권리보다 형제의 짐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사람’되어 하나님이 기뻐하신 공동체로서 이 땅의 희망의 등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성령이여, 우리에게 충만하소서!”


34-37호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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