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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방극남 장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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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은 댓글 1건 조회 1,429회 작성일 12-11-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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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방극남

흙먼지 뿌옇게 일어나던
구부러진  신작로 따라

이른 새벽 눈비비며
질척한 모판에서

모를 찌는 힘겨움도
어린 자식들 생각에
설움을 삼키던
어머니,

일본사람이 입는다던
점박이 옷감 시오리 열두폭을
밤을 새워 하룻밤에 만들어내고

동네방네 잔칫집
부엌일 도맡아 억척부리로
몰락한 종갓집 맏며느리로

젊은 시절 아름다운 청춘은
빛바랜 다홍치마 손길 먼 듯이
아쉽게 아쉽게
 시들어만 갔습니다.

깊게 패인 잔주름 너머
세월은 손짓하며 강을 건너고

투병생활 이태만에
하늘길로 훌쩍 떠난 남편을 그리며

불혹을 겨우 넘긴 젊은 어머니
혼자서 육남매를 길렀습니다.

춘포면 오산리 너른 들녘을
태울 듯한 가뭄을 겨우 지나서
가을걷이 시원찮아 한숨짓던 해

빗방울 차갑게 소리없이 내리고
겨울을 재촉하는 문지방 너머엔

가느다란 빗소리에 섞여 나오던
당신의 흐느끼던 울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옆을 쳐다볼 틈도
뒤를 돌아볼 수도
달려갈 길도 막막하기만 하던
지독한 가난에 어린 소년은

가슴마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붉어진 눈시울엔 감춘 눈물이
코끝으로 스미어 방울져 내리고

동네 어귀 방앗간에서
정부미 푸대에 맵재를 가뜩 담아
힘겹게 이고 돌아오던 해질녘
붉어진 노을마저 싫었습니다.

내 겪은 세월이 힘에 부쳐서
자식들은 그러하지 않기를
얼마나 얼마나 바랐던가요

바람만 불어도 눈물겨운데
어두운 사춘기의 언저리에서
그나마 꿋꿋하게 버텨온 것은

갈라진 손 끝에 남아있는 사랑과
잠든 자식 머리맡에서 흘렸던
당신의 기도의 눈물 때문에

오늘도 끈끈한 그 사랑에 묶여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심경 헤아리듯
두 아이 기르면서

조금씩 깨닫는 당신의 아픔과
지독하게 참아내야 했던 부모의 마음을

철없는 젊은 부부가
자식을 키워내며 눈물을 쏟아
겨우겨우 그 사랑 더듬고 있습니다.

열두 살에 이미 철 든 줄 알았지만
마흔을 훌쩍 넘겨
떠나가신 아버지를 닮아갈  무렵

당신 앞에서는 아직도 어린 막내로
심하게 투정을 부려봅니다.

그래도 웃음으로 어깨 토닥이며
어린양 받아주시고
오늘도 일흔여섯 돋보기 너머로
한 글자씩 떠듬떠듬 성경말씀 써내려 가는
어머니,
영원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댓글목록

이광우님의 댓글

이광우 작성일

눈물이 주르르르륵.

감동 두~배